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강선우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자료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진 공천헌금 및 비위 의혹에 강경 조치로 맞서며 신속한 진화에 나섰다.
김병기 의원의 각종 비리 의혹과 함께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이 제기되고, 김 의원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은 새해 벽두부터 긴급하게 움직였다.
민주당은 휴일인 1일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강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공천헌금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에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이다.
강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3시간 전에 탈당을 선언하고 실제로 탈당했지만, 민주당은 당규 19조 등을 적용해 제명 조치를 단행했다. 이 조문은 징계를 회피하려고 징계 혐의자가 탈당하면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고,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당이 징계 사유 해당 여부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직후 탈당한 이춘석 의원에 대해 제명 처분을 내릴 때도 이 규정을 적용한 바 있다.
지난해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강 의원에 대해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응원했던 정청래 대표도 이번에는 단호한 입장을 취한 셈이다.
정 대표는 각종 비위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김 의원에 대해서도 당 윤리감찰단의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는 사실을 이날 뒤늦게 공개했다. 그는 강 의원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성역일 수 없다며 끊어낼 것은 끊어내고 이어갈 것은 이어가겠다고 두 의원에 대한 고강도 조치를 예고했었다.
정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여의도로 복귀해 심야 최고위를 소집하고 강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최고위는 또한 자칭 이재명 대통령의 블랙 요원인 친명계 김 의원에 대해서도 당 윤리심판원에 신속하게 징계 심판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김 의원에 대해서도 지난달 26일 이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원내대표직 사퇴를 압박했었다.
민주당의 이러한 강경 조치는 지난달 29일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보좌진을 통해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금품 1억원을 수수한 내용과 관련해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이던 김 전 원내대표와 논의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급격히 확산했다.
이 보도는 김 의원에 대한 각종 비위 의혹이 하루에 1건 수준으로 제기되면서 전방위로 논란이 확산하던 때와 맞물려 나왔다. 공천헌금 의혹을 두고 당내에서도 의원들 모두 거의 멘붕이라는 전언이 나왔다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특검까지 거론하며 공세에 들어갔으며, 당 안팎에서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법 및 국정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이날 김 전 원내대표 측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1천만원에서 2천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과거 의혹이 언론 보도로 재조명되고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긴급한 조치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용우 당 법률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전 KBS 라디오에서 공천을 둘러싼 금품 거래 의혹이 제기된 자체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당은 미적거리거나 은폐하는 일말의 어떤 것도 있어선 안 된다는 분명한 기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실 규명 여하에 따라 분명한 조치도 당연히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내 인사의 의혹과 별개로 보수 야당 출신의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갑질 및 폭언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정권 출범 초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 의원이 보좌관 갑질 문제로 낙마하는 과정에서 당정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는데, 그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내에는 보수진영 인사인 이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확산할 경우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후보자와 관련해 내란의 허물이 있는 이 후보자에 대해서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이해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