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전 총리 [자료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법정 소란을 일으킨 후 유튜브에서 재판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들에 대해 감치 명령을 재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감치 재판 과정에서의 추가 모욕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감치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해, 법정질서 확립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4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서 김 전 장관 변호인들에 대한 감치를 재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장관 변호인들에 대한) 기존의 감치 결정은 집행할 예정"이라며 "적법한 절차로 인적사항을 확인해 구치소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맞춰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형사34부에서 본인 재판을 받고 있지만,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앞서 출석했다. 당시 변호인들이 법정질서를 위반해 재판부가 감치 명령을 내린 바 있으나, 변호인들이 인적사항 질문에 '묵비'하는 등의 상황으로 구치소 감치 집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 부장판사는 또한 "비공개로 진행된 감치 재판에서 한 변호사가 재판부를 향해 '해보자는 거냐', '공수처에서 봅시다'라고 진술했다"며 "이는 기존 감치 결정에 포함되지 않은 별도의 법정질서 위반과 모욕 행위로 별도로 감치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고지했다.
지난 19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는 재판부에 신뢰관계인 동석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두 변호사가 '직권남용'이라며 법정에서 소리치자 재판부는 퇴정을 명령한 뒤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그러나 감치 재판 과정에서 두 변호사는 인적사항을 묻는 재판부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고, 감치 장소인 서울구치소는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보완을 요청했다. 이에 법원은 감치 집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집행명령을 정지했다.
두 변호사는 석방 뒤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 부장판사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하상 변호사는 방송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감치 재판에서) 이진관이가 벌벌 떨던 걸 여러분이 알아야 한다", "이진관 이놈의 XX 죽었어" 등의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다.
이들은 '진관아 주접떨지 말고 재판이나 잘하자'는 제목의 영상에서 재판부를 조롱하고 비난했으며, 이 영상은 슈퍼챗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1일 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시사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인적사항 확인 등 개인 동일성 문제는 원래 처벌받아선 안 되는 사람이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감치는 현행범처럼 바로 구금해서 구치소에 인계하는 절차로, 죄 없는 사람이 벌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적사항 요구나 동일성 요구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과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기관과 다투고 싶지 않다. 책임을 논하는 건 중요하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법정질서 유지는 재판부의 의무고, 이를 위해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부장판사는 "유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법정질서를 위반한 사람을 현행범 체포해 경찰에 바로 인계해 법정모욕 행위에 대한 형사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겠다"며 "감치 절차의 실효성이 없어진다면 그에 맞춰 다음 단계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다른 법정 소란 행위자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조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뒤 방청객 한 명이 지지 구호를 외친 점을 언급하며 "법정 소란을 일으키고 도주한 사람에 대해서도 감치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재판부에 따르면 당시 방청객 한 명이 윤 전 대통령이 퇴정할 즈음 "지지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법정 밖으로 나갔다. 이 부장판사는 "법정 소란 후 도주로 본다"며 "이 남성은 검은색 겨울 외투를 입고 있었고, 방청권 자료를 통해 인적사항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법정질서를 어지럽히고 재판부를 모욕한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감치 명령을 받고도 이를 조롱하듯 유튜브에서 수익화 방송을 진행한 변호사들의 행태에 대한 법원의 단호한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재판부는 법정질서 유지를 위해 감치 재집행뿐 아니라 별도의 감치 재판, 나아가 현행범 체포 후 형사 절차 진행까지 검토하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으로 내란 사건 재판 과정에서 법정질서가 어떻게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