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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최초로 7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77년 만에 달성한 역사적 성과로, 미국·독일·중국·일본·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 기록이다.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 3분 기준 연간 누적 수출액이 7천억 달러에 도달했다.

한국의 수출은 1995년 1천억 달러, 2004년 2천억 달러, 2006년 3천억 달러, 2008년 4천억 달러, 2011년 5천억 달러, 2018년 6천억 달러를 각각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번 7천억 달러 달성은 2018년 6천억 달러 이후 7년 만의 성과다. 특히 6천억 달러는 세계 7번째였지만 7천억 달러는 세계 6번째로 달성해 주요국 대비 빠른 성장 속도를 입증했다. 1948년 첫 수출액 1,900만 달러에서 3만6천 배 이상 성장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14.6%에 달한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발 관세 충격과 보호무역 확산으로 수출 전망은 어두웠다. 실제 상반기 수출은 감소했으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시장 신뢰 회복, 대미 관세 협상 타결 등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6월부터 반등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선박·바이오 등 주력 산업이 강세를 유지했고, 한류와 산업이 결합해 식품·화장품 등 새로운 수출 동력이 부상했다. 수출 지역도 미국·중국 비중이 줄고 아세안·EU·중남미가 확대되는 등 시장 다변화가 뚜렷하다.

중소기업의 수출도 크게 늘어 9월까지 수출액과 기업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저변이 확대됐다. 정부는 “어려운 통상환경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국민과 기업의 저력을 확인했다”며, 내수 부진 속에서도 수출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상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경제 안정성을 유지한 점을 강조했다.

수출 호조와 함께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부진(-14.6%)을 딛고 연간 350억 달러를 달성해 지난해 345억7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외 신뢰 회복과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투자 유치가 활발해졌으며,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산업 정책과 연계된 투자가 대폭 유입됐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 투자’가 늘어나 경제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정부는 내년에도 수출과 외국인투자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제조혁신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수출시장·품목 다변화, 지원체계 고도화, 지방 중심의 투자 인센티브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목표는 2년 연속 수출 7천억 달러와 외국인투자 350억 달러 이상 달성이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