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복귀 후 춘추관에서 열린 첫 공식브리핑 [자료사진=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미국 방문을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관련한 한미 간 별도 협정 체결 필요성에 대해 미국 측과 합의를 이뤘다고 24일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미국, 캐나다, 일본 순방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미국 방문 기간 중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핵추진 잠수함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별도 협정이 필요한 이유는 현행 미국 원자력법 때문이다. 이 법은 군용 핵물질 이전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별도 조항이 마련될 경우 미국 대통령 권한으로 이전을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실장은 한미 간 별도 협정을 체결해 면제 또는 예외 적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하면서, 호주가 미국과 유사한 협정을 통해 예외를 인정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도 이번 방미 기간 중 심도 있게 다뤄졌다. 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핵 비확산 의지를 강조해온 점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안정한 세계 우라늄 시장 상황에서 이 문제가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대통령실 중심으로 양국 정상 합의 사항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건조할 핵추진 잠수함은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계획이다. 위 실장은 한미 미사일 협정의 제약을 받는 고농축 우라늄 사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명확히 했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위 실장은 내년 초 가능한 이른 시기에 미국 측 실무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해 양국 공동 설명자료에 포함된 안보 사안별로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핵추진 잠수함 문제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각각 별도 협의 트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내년 중반이나 하반기 특정 시점에 고위급회담을 열어 협의 이행 성과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대북대화 진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시야에 들어온 것은 없지만 계기가 마련될 때마다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통한 북한 대화 유도 주장에 대해서는 이번 방미에서 연합훈련 문제가 깊이 논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 방문에서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관련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 발주 사업 수주를 위해 한국 기업들의 장점을 홍보했다.

일본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을 만나 셔틀외교 지속을 포함한 안정적 한일관계 구축, 한반도 평화 등 역내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는 구체적 답변을 삼가면서, 큰 틀에서 파트너십을 발전시키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만 전했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