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8월까지 출생아 수가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저출생 추세에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9일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출생아 수는 16만8천67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만708명(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8월까지 출생아 수가 증가한 것은 2015년(1.3%) 이후 10년 만이며, 증가율은 '황금 돼지띠'였던 2007년(8.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장기간 지속되어 온 출생아 수 감소 추세가 반전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8월 출생아 수는 2만867명으로 1년 전보다 764명(3.8%) 늘어나며, 작년 7월 이후 1년 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월별 출생아 수는 올해 들어 2만 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6월에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7월부터 다시 2만 명선을 회복했다.

8월 출생아 수는 2022년(2만1천782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다만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기준으로는 2023년(1만8천974명), 2024년(2만103명)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여전히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

8월 합계출산율은 0.77명으로 1년 전보다 0.02명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8월에는 30대 후반 여성의 출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 모의 연령별 출산율을 가임 여성 1천명당 출생아 수로 살펴보면, 30대 후반(35∼39세)은 50.9명으로 1년 전보다 4.9명 증가했다. 이는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반면 30대 초반(30∼34세)은 69.9명으로 1년 전보다 0.3명 감소했다. 25∼29세(20.1명)와 40세 이상(4.1명)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24세 이하는 2.1명으로 0.1명 줄었다.

시도별로는 서울과 부산 등 12개 시도에서 출생아 수가 증가했고, 충남 등 5개 시도에서는 감소했다.

출산 순위별 비중을 보면 첫째아 비중이 62.9%로 2.0%포인트(p) 상승했으며, 둘째아(31.0%)와 셋째아 이상(6.0%)은 각각 0.9%p, 1.1%p 하락했다. 첫째아 출산 비중이 높아진 것은 신규 출산 가구가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9천449건으로 1년 전보다 1천922건(11.0%) 증가해, 같은 달 기준 2017년(2만68건)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혼인 건수는 작년 4월 이후 1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혼인 건수 증가는 향후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반면 8월 이혼 건수는 7천196건으로 1년 전보다 420건(5.5%) 감소해, 같은 달 기준 2008년(6천364건) 이후 17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혼 건수는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 사망자 수는 2만8천971명으로 1년 전보다 3천150명(9.8%) 감소했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1983년 월간 사망자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국가데이터처는 보통 8월 사망자 수가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8월 전국 평균 기온과 평균 최고기온이 모두 낮았다고 설명했다. 기온 하락이 폭염 관련 사망자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