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도쿄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 [자료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년 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방미 추진은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과의 외교적 긴장 상황 속에서 미일 동맹의 결속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이후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4월 중국 방문이 예정된 상황에서, 그 전에 미국을 방문해 동맹국으로서의 유대를 강조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다카이치 총리의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군 함재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상대로 레이더 조준을 실시한 사건 이후에도 일본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대신 중일 갈등에 적절한 거리를 두며 사실상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는 외교 노선을 펼쳐왔다.
지난달 하순 다카이치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일 갈등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의 미국 방문 정확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총리 측이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방미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되도록 조기에 회담하고자 한다"며 의욕을 표명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을 국제회의를 계기로 한 다자간 만남이 아닌, 양자 간 공식 방문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와 안보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는 것이 일본 측의 구상이다.
회담 의제로는 여러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회담에 이어 일본의 방위력 증강 계획을 재차 설명하고, 미일 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또한 미일 무역 협상 당시 약속한 5천500억 달러(약 81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방안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등 중요 광물의 공급망 다변화 문제도 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양국이 경제 안보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측이 원하는 수준의 우호적 발언이나 명확한 지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