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연합뉴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의 ‘부자’는 47만6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0.92%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수치로, 2011년 13만 명에서 3배 이상 불어난 결과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9.7%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3,066조 원으로 1년 새 8.5% 늘었으며, 이는 전체 가계 금융자산(5,041조 원)의 60.8%를 차지한다. 부자들의 자산 증가율은 일반 가계(4.4%)의 두 배 수준으로, 자산 축적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4억4천만 원으로 전년보다 3억1천만 원 증가했다.

자산 규모별로는 10억~100억 원 미만의 ‘자산가’가 90.8%(43만2천 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100억~300억 원 미만 ‘고자산가’는 6.8%(3만2천 명), 300억 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2.5%(1만2천 명)였다. 특히 초고자산가는 2020~2025년 사이 연평균 12.9% 증가해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부자들의 자산 구성은 부동산 54.8%, 금융자산 37.1%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거주용 주택(31.0%),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2.0%), 거주용 외 주택(10.4%), 예·적금(9.7%), 빌딩·상가(8.7%), 주식(7.9%)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유동성 금융자산, 예·적금, 주식 비중은 늘었고, 주택과 상가 비중은 줄었다. 이는 부동산 시장 관망세와 신규 투자 위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 성향에서는 ‘적극·공격투자형’이 17.1%로 줄고, ‘안정형·안정추구형’은 49.3%로 늘어 불확실성 속에 안정 지향적 성향이 강화됐다. 그럼에도 최근 1년간 금융 투자에서 수익을 냈다는 응답은 34.9%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주식(40.0%)에서 가장 높은 수익 경험률을 보였으며, 펀드(9.0%), 채권(8.8%), 보험(8.0%) 등이 뒤를 이었다.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 5.8개, 해외 주식 4.9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어 해외 주식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향후 투자 전망에서도 주식은 단기(55.0%)와 중장기(49.8%) 모두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혔다. 금·보석, 거주용 주택 등이 뒤를 이었으며, 주식 선호도는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다.

부자들의 자산 축적 원천은 사업소득(34.5%), 부동산 투자 이익(22.0%), 금융 투자 이익(16.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부자들이 여전히 사업과 부동산을 기반으로 자산을 늘려왔지만, 최근에는 금융 투자 특히 주식에 대한 관심과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