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환기 1971년 작 '19-VI-71 #206'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의 전면 점화가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출품되면서 그가 보유한 한국 현대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크리스티 뉴욕은 다음 달 17일 진행되는 20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1년 작 전면 점화 '19-VI-71 #206'을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추정가는 75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약 106억7,000만원에서 142억2,000만원)다. 현재 한국 현대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은 2019년 홍콩 경매에서 당시 환율로 약 132억원(수수료 포함 153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우주'(05-IV-71 #200)가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우주'와 같은 해에 제작돼 작가의 정신적, 기술적 숙련의 정점을 보여준다. 특히 이 시기 제작된 작품 중 200호 이상 대작은 30점 이내로 추정돼 희소성이 매우 높다. 이로 인해 이번 경매에서 한국 현대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9-VI-71 #206'은 화면에 퍼져나가는 방사선 패턴의 점들이 우주로 팽창해 나가는 듯한 무한한 공간감을 표현한 작품이다. 하단의 에메랄드빛 띠는 상부보다 한층 깊은 색조로 그려져 신비롭고 초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크리스티 뉴욕의 20세기 이브닝 경매는 보통 봄과 가을 1년에 두 차례 열리며, 20세기 현대미술 중 최고 수준의 예술 작품들만 출품되는 자리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이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매에서는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조안 미첼,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에밀리 캐플런 크리스티 20세기 이브닝 경매 공동 헤드는 "김환기의 1971년 작 캔버스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그의 경력 중 가장 중요한 해에 제작된 작품"이라며 "이번 경매에서 소개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출품은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매 무대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환기의 작품이 피카소, 샤갈 등 세계적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매에 오르는 것은 한국 미술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힐링경제=차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