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무역국을 대상으로 15% 또는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혀 글로벌 통상 마찰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는 8월 1일부터 3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는 서한을 직접 공개하며, 각국에 대한 구체적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머지 모든 국가들은 15%든 20%든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며, 현재 정확한 비율을 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7일부터 발송된 상호관세 서한과 관련된 발언으로, 일부 주요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도 유사한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25~40%의 상호관세율이 적시된 공식 서한을 7일 발송했고, 이틀 뒤인 9일에는 필리핀, 브라질 등 7개국에 추가 서한을 보냈다. 이들 상호관세는 모두 2025년 8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가 서한을 받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미국의 관세 정책을 정하는 것뿐”이라며, 일괄적인 관세 적용 방침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본인의 소셜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직접 공개했다. 서한에는 8월 1일부터 캐나다산 수출품 전체에 대해 3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캐나다는 미국과의 협력보다는 자국의 관세로 대응해왔다”며, “따라서 우리는 품목별 관세 외에 전체 수출품에 35%의 고정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펜타닐 밀매와 불법 이민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묻는다는 명목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협정 대상 품목에는 면세 조치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도 조만간 관세율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EU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과 캐나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향후 몇 시간 안에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은 고율 관세 발표가 금융시장이나 인플레이션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관세 정책은 오히려 매우 호평받고 있으며, 오늘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경제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는 글로벌 무역 질서에 또 한 번의 충격파를 예고하고 있다. 8월 1일이라는 구체적 발효 시점이 제시된 만큼, 각국의 대응과 미국 내 정치·경제적 파장이 주목된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