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세계 1,00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평가에서 15위에 오르며, 아시아 도시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인적 자본 분야에서는 세계 5위에 오를 만큼 높은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대기질과 같은 환경 문제, 높은 주거비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는 5월 28일, '2025 세계도시지수(Global Cities Index)' 결과를 발표했다.
[표]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세계도시지수 상위 25개 도시
이번 평가는 전 세계 주요 1,000개 도시를 대상으로 경제, 인적 자본, 삶의 질, 환경, 거버넌스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구조적 강점과 기회, 과제를 종합 분석한 것이다.
세계 1위는 미국 뉴욕, 2위는 영국 런던, 3위는 프랑스 파리가 차지했다. 서울은 15위로 평가됐으며, 이는 전년도 41위에서 26계단이나 상승한 수치로,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의 위상이 뚜렷하게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일본 도쿄(9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서울의 강점은 인적 자본 분야에서 세계 5위라는 높은 평가로 드러났다.
우수한 고등교육기관, 풍부한 전문 인력,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위치 등은 서울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경제 부문에서도 18위를 기록하며 탄탄한 산업 기반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경제 성장 둔화와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제약은 한계로 작용했다.
그러나 다른 세 개 분야인 삶의 질(129위), 환경(514위), 거버넌스(147위)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삶의 질 부문에서는 높은 주거비 부담과 주택 공급 부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청년 세대의 내 집 마련 어려움과 전세 사기 등의 사회문제는 시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경 부문은 전 항목 중 최하위권인 514위로, 심각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온 현상이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 이는 서울이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보여준다.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한국이 20세기 후반 민주주의로의 전환 이후 정치적으로 안정된 역사를 지녔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계엄령 관련 논란 등 정치적 혼란이 도시의 거버넌스 평가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정치적 위기의 해결 방향은 향후 다른 평가 지표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외에 한국 도시 중에서는 부산(281위), 전주(314위), 대구(321위), 광주(328위), 청주(332위), 대전(341위) 등이 포함됐다.
서울은 다양한 글로벌 도시 평가에서 상위권의 위치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있다. 지난 3월 국제 금융센터지수(GFCI)에서는 세계 133개 도시 중 10위에 올랐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세계 100대 도시 순위에서는 12위로 평가받았다.
이번 '세계도시지수' 결과는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환경, 삶의 질, 정치 안정성 등 개선이 시급한 과제들도 여전히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속에서 더 높은 도약을 꿈꾸는 서울이 앞으로 이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주목된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