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율 관세 위협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는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희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2.34포인트(0.43%) 오른 44,650.6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다우지수가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견고함을 시사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20포인트(0.27%) 오른 6,280.46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9.33포인트(0.09%) 오른 20,630.6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날 상승으로 종전 최고치를 다시 각각 경신하며 미국 증시의 강세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개한 서한에서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 관세율을 50%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하고, 브라질도 이에 50% 맞불 관세 부과 방침을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시장이 관세 정책을 둘러싼 협상 과정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실제 시행 여부보다는 협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세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규제 완화 정책이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이날 0.75%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도 4조 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이는 AI 붐이 지속되면서 엔비디아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술주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4조 달러 돌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AI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 기술 기업들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델타항공은 3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 가이드라인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11.99% 급등했다. 이는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낙관론에 불을 지피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특히 그동안 월가에서는 관세 충격으로 경기가 둔화하면서 항공 수요가 약화할 것이라 전망해왔던 상황에서 델타항공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델타항공의 실적 개선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서 미국 경제 전반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으로, 항공 수요의 증가는 소비자 신뢰와 기업 활동이 활발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델타항공의 실적 개선은 다른 업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 해버랜드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감세법안 통과 등 불확실성 요소들이 하나씩 해결돼 나가고 있으며 관세도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좀 더 명확해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점차 명확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해버랜드는 이어 "다음 주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 기업들이 관세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관세 정책의 실제 영향을 판단하는 데 있어 기업들의 대응 전략과 실적 결과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날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과 관련 기업들의 성장, 그리고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이 시장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 시작될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이러한 낙관론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향후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들의 실적과 대응 전략이 시장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