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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을 맞아 수박, 오이 등 일부 농산물과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어진 고온다습한 기후와 일조량 부족,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수박의 소매 가격은 1개당 평균 2만6,209원으로, 1년 전보다 27.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가격(최근 3년간 최대·최소 제외 평균)과 비교하면 무려 32.3%나 높은 수준이다.
수박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지난달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생육 지연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한 수요 급증이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순부터 수박 출하량이 점차 늘면서 가격이 다소 안정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오이(가시계통)와 애호박도 무더위로 인한 생육 지연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오이 10개당 평균 가격은 1만1,781원으로 작년 대비 25.6%, 평년 대비 29.0% 높다. 애호박 역시 개당 평균 1,404원으로, 1년 전보다 25.1%, 평년보다 15.7% 각각 올랐다.
축산물 중에서는 계란 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특란(30개) 기준 평균 소매 가격은 7,089원으로, 작년 동기(6,479원) 대비 9.4% 올랐다.
농식품부는 “계란 소비량은 2.3% 증가한 반면 생산량은 1.0% 증가에 그쳐 수급 불균형이 가격 상승을 초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름 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는 7~8월엔 소비가 감소하면서 가격 안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닭고기의 경우는 아직까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닭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당 5,843원으로, 전년 대비 3.4% 하락했다. 그러나 초복(7월 20일)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폭염에 따른 가금류 폐사 증가 우려도 있어 가격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수산물 가격도 고수온 등 이상 기후로 인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7.4% 상승했다. 특히 고등어(국산 염장)의 경우 한 손당 6,877원으로 평년보다 73.6%, 전년 대비 37.5% 비싸다. 원양 냉동 물오징어는 마리당 4,784원으로, 평년 대비 22.4%, 전년 대비 23.7% 상승했다.
광어와 우럭 등 인기 횟감 역시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폐사 여파로 올해 공급이 줄어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고등어·오징어 수급 안정을 위해 비축 수산물 1,100톤을 추가 방출하고, 이달부터 수입산 고등어 1만톤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해 가격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부는 내년 김 생산량 확대를 위해 김 양식장 면적을 축구장 1,000개 규모(626ha)로 늘리고, 노후 김 건조기 교체를 지원해 가공 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오는 28일부터 3주간 대형마트 및 온라인몰에서 수산물 최대 50% 할인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여름철 식탁물가의 핵심 품목들이 잇따라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구매를 망설이고, 정부는 수급 안정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휴가철과 복날이 다가오면서 가격 흐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