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자료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5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관세 정책, 금리 인하 가능성,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관세가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하는 것은, 솔직히 매우 어렵다"고 평가하며,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문제는 관세를 누가 부담하게 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며 "물가 상승 폭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연준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전한 발언으로, 연준이 물가와 통화정책 사이에서 더욱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파월 의장은 전날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인 시기 언급은 피한 채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억제된다면 금리 인하의 시점에 도달할 수는 있겠지만, 특정 회의를 지목하고 싶지는 않다”며 관망 기조를 재확인한 바 있다.
현재 연준은 지난 6월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신중한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로선 스태그플레이션이 기본 시나리오(base case)는 아니지만, 만약 발생할 경우 연준은 매우 어려운 정책적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급준비금 이자(IORB)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강하게 반박했다. 파월 의장은 “IORB 폐지가 비용 절감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은 환상에 가깝다”며,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은행의 대출 여력을 강화시키고, 전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현재 IORB는 4.4% 수준이며, 지급준비금 총액은 3.2조 달러에서 3.4조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약 4천360조~4천632조 원에 이르는 규모로, 연준의 금리 조절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난 파월 의장의 일관된 신중론은 연준이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정책적 유연성과 신중함을 유지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관세 효과의 불확실성, 금리 인하의 시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지급준비금 운용 논란 등 미국 경제를 둘러싼 복합적 과제들이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다시금 조명됐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