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독자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미국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간 핵 협상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징후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군사 통신 감청 등 정보 활동을 통해 이란 핵시설 공격 준비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미 핵시설 타격에 필요한 무기를 이동 배치하고 작전 실행을 위한 공군 훈련도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반드시 이스라엘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기보다는 이란에 대한 심리적 압박 전술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까지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스라엘의 실제 행동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이스라엘의 이러한 움직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다른 일부는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방향에 대한 강한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협적인 협상을 타결하려는 것에 대해 이스라엘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인 폭격 훈련을 실시해왔다. 특히 지난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직접 충돌 당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핵심 방공시스템인 S-300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이후 핵시설 공격 계획은 더욱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독자적 공습이 중동 지역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과 이로 인해 미국이 불가피하게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우려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외교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나쁜 합의'를 체결할 것으로 판단되면, 오히려 의도적으로 협상을 무산시키기 위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 이란의 핵 개발 상황은 매우 우려스러운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파기된 이후, 이란은 우라늄 생산을 재개하여 현재 최소 4개 이상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농축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만을 남겨둔 상태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동 안보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중동 지역 전체의 안보 구도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미국과 국제사회는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독자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혀왔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성명을 통해 "어떠한 군사적 모험에도 단호하고 파괴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과 그로 인한 역내 안보 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독자적 군사 행동이 중동 전역의 불안정을 촉발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심각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