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자료사진=연합뉴스]

심우정 검찰총장이 탄핵 심판에서 복귀한 검사들의 잇따른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검찰 수뇌부의 인사 불안정 속에서도 검찰의 독립성과 업무 연속성을 지키겠다는 심 총장의 소신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오전, 심우정 총장은 대검찰청 출근길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검찰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총장으로서 그렇게 일선을 지휘하겠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이날 심 총장은 평소보다 굳은 표정으로 청사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심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이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반응이다. 두 검사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후 무혐의 처분한 일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됐다가, 최근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했었다.

이들뿐만 아니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관련 공소권 남용 의혹으로 탄핵심판에 넘겨졌다가 복귀한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도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탄핵 소추됐다가 복귀한 검사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 내부에 동요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심 총장은 취재진이 던진 '대선 전 김건희 여사를 소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앞서 지난 5월 1일 심우정 총장에 대해서도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바 있어, 검찰 수뇌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심 총장이 검찰의 독립성과 업무 연속성을 강조한 것은 외부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탄핵 제도가 검찰의 수사 의지를 꺾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검사들에 대한 탄핵 소추를 기각함으로써 검찰권 행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헌법적 결정을 내렸음에도, 해당 검사들이 스스로 직을 내려놓기로 한 점은 검찰 내부의 깊은 갈등과 상처를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검사 개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러한 사태가 검찰 조직 전체의 사기 저하와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검찰의 독립성과 수사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우정 총장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지, 그리고 이번 사태가 검찰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는 수사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