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하락과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의 집값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 전망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변화와 시장 기대 심리가 겹치며, 입주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3일,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2025년 5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95.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87.5) 대비 7.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입주전망지수는 분양을 받은 소비자가 잔금 납부를 완료하고 실제 입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긍정적 전망, 이하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서울의 지수 급등이다. 서울의 입주전망지수는 87.8에서 110.2로 무려 22.4포인트 상승해, 2023년 10월 이후 7개월 만에 110선을 회복했다. 이는 수도권 전체 심리 개선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과 함께 경기(85.7 → 97.2), 인천(85.7 → 89.6)도 지수가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지수는 전월(86.4) 대비 12.6포인트 오른 99.0을 기록해 1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방 5대 광역시와 도 지역도 다수 지역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광역시 중 광주(80.0 → 92.8), 대구(72.2 → 81.8), 부산(85.0 → 90.0)는 상승했고 대전은 100.0으로 보합세, 울산은 107.6에서 100.0으로 소폭 하락했다.
세종시는 108.3에서 123.0으로 크게 뛰며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의 정치적 이슈가 지역 기대감을 자극한 결과로 분석된다.
충청권도 강세를 보였다. 충북(75.0 → 100.0), 충남(83.3 → 100.0) 모두 100선을 회복하며 입주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입주전망지수 상승은 실제 입주율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4월 기준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3.7%로, 전월 대비 13.9%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입주율은 81.5% → 83.5%, 비수도권은 55.1% → 71.6%로 상승해 양 지역 간 입주율 격차는 26.4%포인트에서 11.9%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이는 실수요자의 입주 여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입주 지연 사유 중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은 40.7%에서 36.5%로 감소, ‘잔금대출 미확보’도 31.5%에서 28.8%로 줄었다.
반면, ‘세입자 미확보’는 13.05%에서 19.2%로 증가해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시장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연은 봄 이사철에 공급이 집중되고,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된 점이 세입자 확보의 어려움을 부추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대출금리 하락과 수도권 중심지역의 집값 상승세, 세종·울산 등 지방 대도시의 회복세가 맞물리며 시장 전반의 회복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선제적으로 입주에 나서는 것도 단기적 수요 집중 현상의 배경으로 꼽혔다.
이번 지표 개선이 일시적 반등인지, 추세적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는 향후 집값 흐름과 금리 정책, 정부의 규제 방향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힐링경제=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