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원내대표 [자료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문수 대선 후보에게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에 단일화를 완료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김문수 후보가 제안한 15~16일 여론조사 단일화 일정에 대해 "당원의 뜻에 미치지 못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9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속한 단일화는 당원 동지의 명령"이라고 강조하며 김문수 후보에게 11일 이전 단일화를 요청했다. 이는 전날 김문수 후보가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당 지도부가 단일화 일정을 앞당기기 위한 압박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어제 김 후보는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다"며 "신속한 단일화를 원하는 당원 동지의 뜻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날카롭게 평가했다. 이는 단일화 지연이 선거 전략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단일화 지연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단일화 국면이 길어질수록 두 후보 지지층 사이에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그 효과는 반감될 뿐"이라며 "범죄자 이재명 세력에게만 이로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선거 전략적 측면에서 11일 이전 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가 완료돼야 두 분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돼도 기호 2번을 달 수가 있다"며 "기호 2번을 달아야 당의 선거 자산과 역량을 온전하게 쓸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 현장에서 정당 기호의 인지도와 상징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특히 국민의힘과 같은 전통적인 보수 정당에서 기호 2번은 상당한 선거 자산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권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닌 선거 승리 전략의 핵심 요소로 단일화 시점을 강조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김문수 후보에게 경선 당시 약속한 신속한 단일화 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그는 "경선 당시 김 후보께서는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다. 경선이 끝나면 바로 단일화에 임하겠다고도 했다"며 "많은 당원과 국민은 그 약속을 믿고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다. 지도자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 후보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 의지를 분명히 밝혔던 점을 상기시키며, 그 약속을 지킬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 원내대표는 "11일이 넘어가는 늦은 단일화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당원의 열망에 어긋나며 당의 선거 역량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김문수 후보가 이날 오전 11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매우 반갑고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청과 소통을 위한 김 후보의 진정성 있는 행보가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론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원총회 참석은 김문수 후보가 당내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단일화 논의에 진전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가 단일화 일정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권성동 원내대표의 공개적인 압박은 야권 단일화 논의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음을 시사한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좁혀나갈지가 관건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단일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갈등이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원활한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선거 구도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국민의힘으로서는 단일화 성사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이틀 사이에 김문수 후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단일화 일정과 방식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이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