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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양측 모두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면서도 상대의 태도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과 진정성 문제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중국은 미국이 여러 경로를 통해 대화 의지를 보였다고 인정하면서도, 그에 앞서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먼저 협상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조속한 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2일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고위 인사의 관련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측이 최근 다양한 부서를 통해 중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SNS 계정 ‘위위안탄톈’이 전날 보도한, 미국 측의 협상 희망 움직임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대화는 환영하지만, 먼저 싸움을 걸어온 미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변인은 “미국이 정말로 대화를 원한다면, 잘못된 관세 정책을 철회하고 일방적인 압박을 멈추는 등 실질적인 조치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말과 행동이 다르고, 대화를 구실로 압박과 강압을 시도하는 것은 중국에 통하지 않는다”고 경고하며,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가 지속될 경우 신뢰 회복은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와 만나고 회담하길 원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 측이 먼저 접근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현재 관련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며 “곧 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양측의 입장 차는 뚜렷하지만, 공통적으로 ‘대화 자체’는 부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45%에 이르는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양국 간 교역이 마비된 상황에서, 대화가 실질적 협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상당한 간극을 좁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미중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무역 갈등을 조속히 타개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경제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협상의 문은 열려 있지만, ‘누가 먼저 양보의 손을 내미느냐’는 신경전이 향후 국면 전환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