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의 고령층 빈곤 문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며, 여성의 정치 참여율도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이 24일 발표한 '한국의 SDG(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현황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0여 년 동안 소득 불평등 감소, 보건 위기 대응, 신재생에너지 생산, 도시와 주거환경 개선 등의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었지만, 고령층 빈곤, 성평등, 기후 위기 대응, 생물다양성 보존 등의 영역에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18.5%에서 2021년 14.8%까지 감소하다가 2022년부터 다시 정체된 수치다.

특히 66세 이상 은퇴 연령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인 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한국의 고령층 빈곤 문제가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소득 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도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2023년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0.323으로 2011년 0.387에서 꾸준히 감소했지만,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5로 2018년 0.588에서 증가해 자산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성평등 지표도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 기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0%로, 2012년 18.0%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2020년 21.3%보다 낮아진 수치다.

이는 OECD 38개국 중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며, OECD 평균 34.1%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한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3년 허위 영상물 편집 및 배포 사건은 168건, 촬영물 이용 협박 및 강요 사건은 970건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 증가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성범죄가 대두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같은 해 디지털 성범죄 검거율은 허위 영상물 편집 및 배포 48.2%, 촬영물 이용 협박 및 강요 61.4%로 전년 대비 각각 10.6%p, 2.8%p 하락해 단속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청소년층의 영양 상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023년 영양 섭취 부족자 비율은 17.9%로 2011년 10.6%보다 증가했으며, 특히 12~18세 청소년층에서 27.5%로 나타나 청소년기의 영양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교육 분야에서는 긍정적인 성과가 유지되었다. 2022년 만 15세 청소년 중 최소 숙달 수준 이상의 읽기와 수학 능력을 갖춘 비율은 각각 85.3%, 83.8%로 OECD 평균(읽기 73.7%, 수학 68.9%)을 상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유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2,429만 톤으로, 2011년 7억2,164만 톤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는 2021년 기준 OECD 국가 중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로, 한국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이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복지 정책 강화, 여성의 정치 및 사회적 참여 확대, 청소년 영양 상태 개선, 그리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이 주요 과제로 제시되었다.

정부와 사회 전반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정책 개선을 통해 보다 균형 잡힌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