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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이 심화되면서 국제 금값이 2025년 3월 13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온스당 3천달러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 만기 금 선물 가격은 미 동부 시간 오후 7시 40분 현재 전일 종가 대비 0.31% 상승한 온스당 3,000.3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2024년에 27%나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3월 13일까지 약 14% 추가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점이 꼽힌다.

특히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관세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최근 발표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감이 커진 점도 금값 강세에 힘을 보탰다.

금은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더욱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각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강한 수요와 지속적인 중앙은행의 매입, 지정학적 불안,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금을 향한 수요를 계속 자극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귀금속 거래업체 얼라이언스 골드의 알렉스 에브카리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금값 강세장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올해 금 시세가 온스당 3,000달러에서 3,200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금융기관들도 금값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BNP 파리바 은행은 이번 주 올해 연평균 국제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2,990달러로 이전보다 8%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무역 갈등의 향후 전개 방향에 따라 금값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BNP 파리바의 데이비드 윌슨 선임 상품투자전략가는 "금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위험을 반영할 것"이라며 "무역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금 가격은 추가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금값의 사상 최고치 돌파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확보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향후 미국의 관세 정책과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이 금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