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A160번 첫 운행 시작
힐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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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6 09:58 | 최종 수정 2024.11.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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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새벽 3시 40분,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출발한 이 버스는 도봉산역에서 영등포역을 잇는 50㎞ 구간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하며 도시 교통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첫 승객들은 대부분 새벽 근로자들이었다. 인천 송도에서 온 20대 남성부터 환경미화원, 경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승객들이 자율주행버스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경험했다. 특히 고령 근로자들은 기존보다 이른 출근 시간과 편안한 좌석을 반겼다.
71세 김영이 씨는 "10분이라도 일찍 가면 더 여유롭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63세 배모 씨는 "6년 동안 서서 출근했는데 오늘은 앉아서 간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첫 운행은 완벽하지 않았다. 버스 요금 정산기 문제로 출발이 10분 지연되었고, 빗길에서 장애물을 오인해 급정거하는 등의 기술적 한계도 드러났다. 승객들은 자율주행의 느린 속도와 잦은 급정거에 대해 다소 불편함을 표현했다.
A160 버스는 라이더 센서 4개와 카메라 센서 5개를 통해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승객들은 버스 내부 전광판을 통해 운전대의 움직임과 도로 상황을 직접 볼 수 있어 신기함을 느꼈다.
현재 이 버스는 평일 하루 한 번 무료로 운행되며, 내년 하반기부터 조조할인 요금 1,200원으로 유료 전환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운행하지만, 복잡한 차로 변경이 필요한 일부 구간은 여전히 운전자가 직접 운전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도시 교통의 미래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서울시의 이번 시도는 자율주행 대중교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벽의 도시를 조용히 달리는 A160번 버스는 기술과 일상의 만남, 그리고 미래 교통의 작은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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