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일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모든 업종이 약세를 보이며 올해 최대 폭으로 하락,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64.09포인트(2.71%) 내린 2,299.08로 집계됐다.
지수가 2,300선을 밑돈 건 지난 1월 6일(당시 종가 2,289.97)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수는 지난 20일 2,400선이 무너진 뒤 5거래일 만에 2,300선도 내줬다.
지수는 전장보다 37.35포인트(1.58%) 내린 2,325.82에 개장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오후 2시 30분께 장중 2,300선을 일시적으로 밑돌다가 종가도 결국 2,300선을 하회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4천79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2천8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천208억원, 1천10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3원 급등한 1,360.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하원의장 선출 등 정치적 불확실성 가중,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확전 우려 등 대외 여건이 안갯속에 휩싸인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세에 큰 약세 압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 하락 폭은 지난 3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당시 기록한 하락률(-2.56%)보다 커 올해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81개뿐인 반면 하락한 종목은 836개로 집계돼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간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 넘게 하락하며 공포감에 따른 '패닉 셀'(공황매도) 우려가 대두된 데다가, 개장 직전 또는 장중에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000660](-5.88%), 삼성전기[009150](-13.22%) 등이 급락하면서 지수 전체에 더 큰 하방 압력을 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새롭게 추가된 악재는 없지만 매크로(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이슈, 실적 등 3가지 측면에서 진퇴양난에 빠지다 보니 급락세를 연출한 것 같다"며 "2,100선까지 내려갔었던 (작년) 9월 급의 '패닉 셀'이 떠오를 정도로 투자심리가 많이 망가졌다"고 짚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83%)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1.91%), LG에너지솔루션[373220](-2.44%), 현대차[005380](-1.37%), 포스코홀딩스[005490](-5.39%), 기아[000270](-1.22%), LG화학[051910](-6.99%), 네이버(-3.81%), 삼성SDI[006400](-5.05%)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도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영풍제지[006740] 하한가 영향으로 종이·목재(-12.77%)이 가장 크게 내렸고, 철강 및 금속(-4.27%), 화학(-4.00%), 기계(-3.66%), 서비스업(-3.26%) 등이 크게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6.99포인트(3.50%) 급락한 743.85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9.20포인트(2.49%) 내린 751.64에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72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9억원, 601억원 매수 우위였다.
시총 상위권에서는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이차전지와 엔터테인먼트주가 크게 하락했다.
이날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8조9천703억원, 6조4천644억원으로 집계됐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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