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LTV 전면 완화되면 비은행 주담대 부실 우려"

"LTV 일부 완화 효과, 고가주택·고소득일수록 커…DSR도 유연 적용해야 실효성"

힐링경제 승인 2022.06.22 13:50 의견 0
서울 시내 아파트

한국은행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으로 대상을 한정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높이더라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유지된다면 가계대출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LTV 규제를 전면적으로 풀어주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출 규제 완화 시나리오별 차입한도 변화 등 [자료사진=연합뉴스]

한은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LTV가 80%로 완화되고 DSR 규제가 예정대로 시행(7월부터 1억원 초과 차주에도 적용)되는 시나리오에서, 대출자의 평균 차입 한도는 현재보다 5.9% 늘지만,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은 2021년보다 0.6%포인트(p) 높아지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LTV 규제가 일부 완화돼도 DSR 규제가 예정대로 시행되는 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LTV가 전면 완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대출자의 차입 한도가 23.6%나 급증하고 가계대출 증가율도 2.6%포인트(p) 뛸 것으로 우려됐다.

한은은 "이 경우 주택가격 하락 등의 충격이 발생하면 LTV 비율이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하는 이상형 부총재보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LTV가 70%를 넘는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은행은 1.0%에 불과하지만, 비은행의 경우 15% 안팎에 이르기 때문이다.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한은은 "DSR 규제 시행으로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 원칙을 정착시키는 가운데, 주택시장·가계부채·거시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LTV 등의 규제 완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은 분석 결과, LTV 규제 완화에 따른 차입 한도 확대 효과는 구매대상 주택가격이 높고 대출자의 소득이 많을수록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고소득층의 경우 DSR보다 LTV 규제를 완화할 때 차입 한도가 더 크게 늘지만, 채무상환 능력이 약한 중·저소득층의 경우 DSR 규제 완화 효과가 더 크다"며 "따라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 대해서는 실수요자 대출 가용성 제고 측면에서 LTV 규제를 완화하면서 DSR 산정방식도 유연하게 적용해 제한적으로나마 LTV 완화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LTV 규제 완화에 따른 차입한도 변화 등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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