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 미 달러화 가치 20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아

힐링경제 승인 2022.05.10 15:25 의견 0
달러화 강세 [자료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시중에 풀렸던 달러 회수에 나서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약 20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반면 금·비트코인·미국 채권 등 다른 자산은 맥을 못 추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104.2를 기록,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 가치 상승의 배경으로는 연준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능력에 대한 의구심,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 등이 꼽힌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대도시 봉쇄의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연준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고, 뒤이어 발표된 미국의 양호한 고용 실적도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11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대치를 뛰어넘을 경우 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이 정당화되는 만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일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위원회에 퍼져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시장에서는 다음 달 0.5%포인트 금리 추가 인상을 각종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가 최근 5주 연속 강세를 이어가는 반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 중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3.20%까지 올랐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내린다.

달러 대비 다른 국가 통화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에 비해 영국 파운드는 2020년 이후 최저, 인도 루피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본 엔은 2002년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한국시간 10일 오전 장중 한때 1,278.56원까지 상승,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며 2020년 3월 23일 이후 2년1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높은 주식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9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9%, 3.20%, 4.29% 급락 마감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도 하락세다. 9일(현지시간) 금 1온스 현물가격은 전날 대비 1.3% 내린 1천859.66달러로 마감했다. 금 가격은 최근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블룸버그는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이자 수익이 없는 현물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3만달러대로 하락,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8일 3만4천달러대로 떨어지며 작년 11월의 역대 최고점(약 6만9천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난 데 이어 이날 미국 증시가 하락하자 또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타격을 받은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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