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1년이 넘도록 멈춰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이 현실화되면서 여행업계가 해외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인터파크, 참좋은여행 등 업체들이 해외여행 상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9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방역우수국가에 대한 단체여행 허용 등 해외여행 인센티브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하나투어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한 전세기 상품을 선보였다.
오는 9월 17~19일 출발하는 스위스 일주 상품과 9월 18일 떠나는 터키 일주 상품, 동유럽·두바이·스페인 여행 등의 상품이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추석 연휴 유럽 여행 문의가 증가해 항공 좌석을 확보한 유럽 여행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호텔, 식당, 박물관 등이 백신 접종 이후 운영을 재개하고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방역 우수 국가에 대해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추세다.
참좋은여행은 지난 9일 출시한 프랑스 파리 여행상품에 6명이 예약을 하면서 다음 달 12일 출발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은 이들 6명 이외에도 10건 정도 문의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투어도 홈페이지에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항공권, 호텔·리조트, 패키지 상품 등을 소개하는 '얼린여행 상설관'을 열었다.
또 인터파크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스위스/동유럽 5국 8일', '독일+체코 2국 8일', '동유럽/발칸 5국 10일', '서유럽 4국 10일' 등의 상품을 출시했다.
홈쇼핑에서도 여행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CJ온스타일과 노란풍선이 함께 선보인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상품은 약 1시간 만에 총 5만2000여명이 예약해 전체 매진됐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13일부터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해외 인기 여행지 상품 판매를 확대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EU 권역 국가 중심의 상품이 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더딘 동남아 국가와 관련된 상품은 호응이 그리 높지 않다”면서 “아무래도 지금 당장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 보다는 백신접종과 트레블 버블이 더욱 이뤄지면 수요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일부 국가와의 트래블 버블도 현실화하면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국내 항공사들도 방역이 우수한 괌과 사이판 등 노선을 우선적으로 재개하며 여행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24일부터 주 1회 사이판 노선을 운항한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사이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승인한 백신 접종이 확인되면 자가 격리까지 면제돼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는 트래블버블이 유력한 괌이나 사이판 노선 재정비에 나섰다.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뒤 2주가 지나 출국했다가 입국했을 때 검역 과정에서 시행한 검사가 음성이고 기침·인후통 등의 의심 증상이 없다면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해외에서도 백신 접종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괌, 사이판, 몰디브, 프랑스, 폴란드에서는 백신접종 증명 서류를 제출하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또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없었던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의 경우에는 입국 시 제출해야 하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를 백신접종 증명서로 대체하기로 했다.
여행업계는 안전 문제에도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하나투어는 '세이프티 앤조이'라는 자체 안전여행 프로그램을 도입해 여행객에게 사전에 안전 체크 리스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현지 호텔과 차량 등의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백신 접종을 마친 가이드를 투입할 계획이다.
참좋은여행은 가이드를 상대로 방역 관련 안전 교육을 하는 한편 실내 관광은 최소화하고 현지인이 붐비는 관광지는 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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