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당한 채 창밖 내다보는 우크라이나 주민 [자료사진=연합뉴스]

성탄절을 하루 앞둔 23일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이어지면서 4세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명이 목숨을 잃고 광범위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중부 지토미르 지역에서 4세 어린이가 사망했으며, 서부 지역과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도 각각 1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도 최소 5명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대적 공격을 퍼부었고 최소 13개 지역이 공격을 받았다"며 "모두 집에서 안전하게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성탄절을 앞두고 이뤄진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살상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제사회에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에너지 시설이 큰 타격을 입었다.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스의 자회사 생산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어 가동이 중단됐다. 서부 지역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자 국경을 접한 폴란드는 영공 보호를 위해 전투기를 출격시키기도 했다.

계속되는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전력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모든 지역에서 긴급 정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서부 리비우와 테르노필 등지에서는 주민 거의 전부가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종전을 위한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종전 협상을 벌인 대표단으로부터 상세한 보고를 받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의 생산적 협의가 이뤄졌고 이제 여러 초안 문서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재건, 종전의 기본적 틀에 대한 내용이 문서에 포함되어 있다며, 전쟁을 끝내고 러시아의 추가 침공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한 매슈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 대사는 현재 종전 협상에서 논의되는 문서가 4개이며, 다자 안보 보장,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보장, 전후 경제 성장 방안 등이 포함된 20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지난 19일부터 마이애미에서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대표단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미국은 신속한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했던 초안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