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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소비와 투자 회복, 수출 호조에 힘입어 15분기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3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잠정치가 직전 분기 대비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 28일 공개된 속보치 1.2%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2021년 4분기 1.6%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 1.2% 성장한 뒤 곧바로 2분기 마이너스 0.2%까지 추락하며 부진에 빠졌다. 이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1%의 미미한 성장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는 다시 마이너스 0.2%로 역성장했다. 그러나 2분기 0.7%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3분기 성장을 이끈 것은 소비와 투자, 수출이 고르게 증가한 덕분이다. 민간 소비는 1.3% 증가했다.
승용차와 통신기기 같은 재화 소비와 음식점 및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었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2022년 3분기 1.3%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정부 소비도 물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비를 중심으로 1.3% 성장했다. 이는 2022년 4분기 2.3%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투자 부문에서는 설비투자가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2.6% 증가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투자도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6% 증가하며 6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호조로 2.1% 늘었다.
수입도 기계, 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2.0%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율이 더 높아 순수출이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속보치와 비교해 여러 부문의 성장률이 상향 조정됐다.
건설투자는 0.7%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1.0%포인트, 수출은 0.6%포인트, 수입은 0.7%포인트 각각 올라갔다.
설비투자와 정부소비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성장률 기여도를 분석하면 내수가 1.2%포인트, 순수출이 0.1%포인트를 기여했다. 특히 내수 기여도는 2분기 0.4%포인트에서 3분기 1.2%포인트로 0.8%포인트나 급증했다.
내수 중에서는 민간 소비가 0.6%포인트, 정부 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0.2%포인트씩 성장을 주도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운송장비, 컴퓨터, 전자,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5%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운수업, 금융보험업 등이 회복되며 1.4% 성장했다.
2분기 5.4% 역성장했던 전기·가스·수도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5.5% 반등했다. 건설업 성장률도 토목건설 회복에 힘입어 2분기 마이너스 3.6%에서 3분기 0.7%로 급상승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농축산업, 관련 서비스업, 어업이 모두 부진하며 4.6% 감소했다.
3분기 명목 국민총소득은 직전 분기보다 0.3% 감소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원으로 2분기보다 약 6조원 줄면서 명목 GDP 성장률 0.7%를 밑돌았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0.8% 증가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0조2천억원에서 8조6천억원으로 감소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도 8조6천억원에서 10조3천억원으로 커지면서 성장률이 실질 GDP 1.3%보다 낮게 나타났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소비와 투자, 수출이 고르게 증가한 균형 잡힌 성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과 내수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이 향후 경제 전망의 주요 변수로 남아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