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해제되기까지 6시간 동안 군과 경찰 지휘부에 국회 진입과 의원 체포를 지시하며 긴박하게 움직인 정황이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10시 27분께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이 선포되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은 곧바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어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에게 부여된 임무에 전념하라며 명령에 불응하면 항명죄로 다스리겠다고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10시 53분께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해 비상계엄 발표를 확인시키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고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오후 11시 23분께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 총장 명의로 정치활동 금지와 언론 통제, 전공의 복귀 등이 담긴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가 발령됐다.

윤 전 대통령은 박 총장에게 전화해 포고령이 발령됐는지 확인한 뒤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에 대해 알려주라고 지시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군과 경찰 지휘부에는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막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며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국가정보원에는 정치인 체포 협조를 지시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윤 전 대통령은 포고령이 발표된 직후인 오후 11시 30분께부터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할 때까지 조 청장에게 총 6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는 조 청장에게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을 다 체포하고 잡아들이라며 불법이고 포고령 위반이라고 재차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0시 30분부터 1시께까지 국회 현장을 지휘하고 있던 이 사령관에게도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묻고는 아직도 본회의장에 못 들어갔냐며 4명이 1명씩 둘러업고 나오라고 지시했다.

그런데도 본회의장에 모인 국회의원 수가 계엄 해제 의결 정족수에 가까워지자 재차 이 사령관에게 전화해 아직도 못 갔냐며 뭐 하고 있냐고 다그쳤다. 이어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며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더욱 압박했다.

국회 본청 진입하는 계엄군 [자료사진=연합뉴스]

국회의원들의 진입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느낀 윤 전 대통령은 곽 사령관에게도 0시 20분께 전화를 걸어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 다 끄집어내라고 재촉했다. 그러면서 아직 국회 내에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라고도 말했다.

결국 국회는 4일 오전 1시 3분께 계엄 해제 결의요구안을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의 지시는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이 사령관에게 전화해 해제됐다 하더라도 자신이 두 번, 세 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니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오전 1시 47분까지 김 전 장관, 박 사령관 등과 합동참모본부 지하 결심지원실에 머무르며 계엄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이때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1천명은 보냈어야 한다며 김 전 장관을 질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침내 윤 전 대통령은 4일 오전 4시 26분께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이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비상계엄은 공식적으로 해제됐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