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이뤄진 한·미 통상 협의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 대미 관세 영향, 그리고 인공지능(AI) 산업 전망에 대해 한국이 비교적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8일 BBC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최근 합의한 통상 협의는 불확실성을 상당히 줄이는 조치였다”며 “미국의 기초 과학 역량과 한국의 제조·응용 기술 역량이 결합해 합작 투자가 확대된다면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그는 “상반기에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데이터가 비교적 양호했지만, 하반기에는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미·중 무역 긴장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이미 중국을 넘어 아시아 내 다양한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넓히고 있었다”며 “이는 무역 갈등 때문이 아니라 특정 산업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급격히 확대되며 수요처 조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신기술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며, 특히 AI 분야에서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AI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며 “AI 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거품 논란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거품이 있을 수 있지만, 누가 최종 승자가 되든 AI 붐은 계속될 것”이라며 관련 산업 성장세가 구조적 흐름임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고성능 서버뿐 아니라 소형 기기와 피지컬 AI에도 활용되면서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이 점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조금 더 안전한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분석은 한국 경제가 통상 불확실성 속에서도 첨단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회복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