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7명 가운데 1명이 사망하고,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나머지 5명은 생사는 물론 매몰 위치조차 확인되지 않아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김정식 울산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7일 새벽 브리핑에서 전날 의식이 있었던 44세 구조 대상자가 구조 도중 심정지에 빠져 오전 4시 53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고 발생 약 15시간 만에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는 전날 사고 1시간여 만에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발견됐다. 구조대원들은 이 매몰자를 구조하기 위해 12차례 이상 직접 접근을 시도했으며, 구급대원이 현장에 들어가 진통제 투여와 보온 조치까지 했지만 결국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소방 지도의사는 혈전으로 인한 패혈전증, 전해질 이상, 복강 및 흉부 손상에 따른 내부 출혈 등 세 가지 사인을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사망자와 함께 발견됐던 또 다른 1명도 구조가 매우 어려운 상태로, 역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 추정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숨졌거나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2명 외에 나머지 5명에 대한 수색 작업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밤사이 손가락 일부로 추정되는 신체 일부가 잔해 속에서 추가로 발견됐으나, 소방 당국은 이미 발견됐던 2명과는 다른 인물로 추정된다면서도 확정적으로 손가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조 작업의 가장 큰 난관은 붕괴 현장의 접근성이다. 붕괴 지점은 진입로가 철근 등 구조물 잔해로 막혀 약 30미터를 파고들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생존 신호를 보이던 구조 대상자가 사망 판정을 받으면서, 추가 붕괴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작업을 벌이던 구조대원들은 일단 철수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 음향탐지기, 열화상카메라, 내시경 등 각종 장비와 구조견을 동원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추가 붕괴 위험이 구조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미 붕괴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에 서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추가 붕괴 우려가 있어, 소방 당국은 이들 시설에 대한 안정화 작업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김 과장은 소형 크레인 등의 장비를 부설해서 구조물을 안정화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진동의 위험성 때문에 보류했다며, 구조 전문가들과 논의해 향후 구조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날이 밝아지면서 여러 구조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전날인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높이 60미터의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철거 작업을 하던 9명 가운데 2명만 사고 초기에 구조됐고, 나머지 7명이 매몰됐다.

60미터 높이는 약 20층 건물에 해당하는 규모로, 대형 구조물의 철거 작업 중 발생한 이번 사고는 산업 안전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과 구조 전문가들은 추가 붕괴 위험과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신속한 구조 작업을 이어가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현재 소방 당국은 생존자 구조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병행될 전망이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