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안”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김대중 대통령의 정보화에 이어 “이제는 AI 고속도로를 구축할 때”라고 강조했다.
취임 5개월을 맞은 이 대통령은 “불법 계엄 여파로 악화된 민생경제를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 위급 상황을 벗어났다”며, 주가지수 4,000 돌파와 지정학·지배구조·시장 투명성 리스크 완화 등을 성과로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국제 통상질서 재편과 AI 대전환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있다”며,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 시대엔 하루 늦으면 한 달, 정보화 시대엔 1년, AI 시대엔 한 세대가 뒤처진다”며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정부가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하며, “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보다 8.1% 증가한 728조 원으로 편성됐으며, AI 대전환에는 10조1천억 원이 투입된다. 이는 올해 3조3천억 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향후 5년간 6조 원을 투자하고,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제조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한 중점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공공부문에도 AI 도입이 확대된다. 복지·고용·납세·신약 심사 등 분야에 적용하고, 고급 인재 1만1천 명을 양성해 국민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확보한 엔비디아 GPU 26만 장에 더해, 정부는 고성능 GPU 1만5천 장을 추가 구매해 총 3만5천 장 확보 목표를 조기 달성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미래 대비를 위한 예산은 과감하게 편성하고, 불필요한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며 “국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를 여는 첫 예산안이 국회에서 초당적으로 처리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