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올해 고령자 인구가 전체의 20%를 처음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40%에 육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령자 3명 중 2명은 현재 삶과 자신의 사회·경제적 성취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년 고령자 통계'에서 이같은 결과가 확인되었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51만 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고령 인구 비중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36년에는 30%에 달하고, 2050년에는 40%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급속한 고령화는 향후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618만 7,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7.6%에 달했다. 이 비율은 2038년에는 1,000만 가구로 늘어나고, 2052년에는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인 50.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 75세는 13.2년으로 전년 대비 각각 0.7년, 0.6년 증가했다. 이는 의료 기술 발달과 생활 환경 개선으로 고령자의 수명이 지속적으로 연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4년 고령자 가구의 평균 순자산액은 4억 6,594만원으로 전년보다 1,054만원 증가했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23년 0.380으로 전년(0.383)보다 소폭 완화되었고, 소득 5분위 배율은 7.11배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상대적 빈곤율이 39.8%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기준(39.7%)으로 OECD 33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고령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취업 의향에서도 확인된다. 65~79세 고령자의 57.6%가 일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생활비 보탬이 51.3%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이 38.1%로 뒤를 이었다.
고령자의 가족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남성과 여성의 이혼이 전년 대비 각각 8.0%, 13.2%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이혼 건수가 1.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65세 이상 재혼 역시 남성 6.4%, 여성 15.1% 늘어났다. 이 또한 전체 재혼 건수가 남성 1.0%, 여성 2.6% 감소한 것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고령층에서만 독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35.5%로 전년 대비 3.6%포인트 증가했지만, 전체 인구 평균(40.1%)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성취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33.2%로, 전년보다 6.6%포인트 증가했으나 역시 전체 평균(35.7%)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고령자 3명 중 2명이 자신의 삶과 성취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령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는 건강과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40.4%가 건강 관리에 시간을 투자했으며, 이는 5년 전보다 6.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운동을 하는 등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자기 건강관리'를 하는 비율은 34.5%로 9.0%포인트 늘어난 반면, 병원 방문 등 '의료서비스 받기' 비율은 9.7%로 2.9%포인트 줄어 능동적인 건강 관리 패턴을 보였다.
외모 관리를 하는 경우는 전체의 58.0%로, 5년 전보다 11.3%포인트나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고령자의 건강 관리 시간은 하루 평균 20분으로 5년 전보다 1분 감소했지만, 개인위생 및 외모 관리 시간은 1시간 27분으로 6분 증가했다.
고령자들의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사용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여가 활동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ICT 기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39분으로, 5년 전보다 1시간 5분이나 증가했다.
미디어를 활용한 여가 시간에서는 방송 시청이 하루 평균 3시간 30분으로 가장 많았고, 동영상 시청 19분, 독서 5분 등의 순이었다. 특히 동영상 시청 시간은 5년 사이 16분 증가했으며, 동영상을 시청한 비율은 21.6%로 18.1%포인트 뛰며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미디어 기반 여가 시간(4시간 6분) 중에서 ICT 기기를 이용한 시간은 46분으로, 5년 전 10분에서 크게 증가해 고령자들의 디지털 적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을 한 고령자는 34.4%로 0.6%포인트 증가했으며, 일한 시간은 평균 1시간 33분으로 5분 늘어났다. 이는 고령자들의 사회 참여 의지와 경제적 필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14분으로 5년 전보다 14분 줄어들어, 고령자들의 생활 패턴이 더욱 활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통계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도전 과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높은 빈곤율과 낮은 삶의 만족도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사회적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