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202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연이어 상향 조정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해왔던 JP모건마저 한 달 사이에 무려 0.2%포인트나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8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JP모건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해왔다. 6월 30일 0.5%였던 전망치를 7월 초 0.6%로 올린 데 이어, 7월 24일에는 다시 0.7%로 높였다. 이는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0.2%포인트의 상당한 상향 조정으로, JP모건의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JP모건이 이처럼 전망치를 올린 배경에는 한국의 2분기 GDP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JP모건은 7월 24일 한국은행의 2분기 GDP 발표 직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2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소폭 상회했는데, 이는 수출 호조와 제조업 성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3분기에는 이로 인한 반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정부의 재정 부양책 효과가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하반기 연율 평균 1.8% 성장 전망을 유지하면서 2분기 실적을 반영해 연간 성장률을 0.7%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의 이런 변화는 더욱 의미가 크다. 6월 하순까지만 해도 JP모건은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하는 해외 주요 IB 8곳 중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가장 비관적인 시각에서 점차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JP모건 외에도 골드만삭스 역시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타결된 한미 무역 협상 결과를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2%로 0.1%포인트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8월 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번 무역 협상 발표는 반도체 등 특정 품목 관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크게 줄였다"며 "한국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특별히 불리한 조건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높인 1.2%와 2.2%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6월에도 이미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바 있다. 당시에는 미국 관세 리스크 완화, 미국과 중국의 성장 전망 개선, 한국의 재정 부양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를 0.7%에서 1.1%로 무려 0.4%포인트나 올렸었다.
국제금융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해외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7월 말 기준 0.9%로 나타났다. 이는 6월 말 1년 4개월 만에 상승한 이후 두 달째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연이어 전망치를 상향했음에도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지는 못한 상태지만, 개별 기관들의 상향 조정 움직임은 분명히 감지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은행도 오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연간 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면서, 2차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가 향후 성장률 전망의 주요 변수로 꼽혔는데, 최근 타결된 대미 상호관세율 15%와 자동차 품목 관세율 15%는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가정했던 시나리오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 역시 8월 전망 수정 시 상향 조정할 여지가 충분함을 시사한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의 연이은 전망치 상향 조정은 한국 경제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출 회복세와 정부의 재정 정책 효과 등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다만 여전히 1% 미만의 낮은 성장률 전망은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정책 대응과 경제 여건 개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