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호조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두 달 연속 개선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6포인트(p) 상승한 91.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제조업 5개 지수와 비제조업 4개 지수를 종합해 만들어진다.
장기(2003∼2024년) 평균인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의 기업 심리가 낙관적이고,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현재 지수는 2022년 9월 101.6을 끝으로 3년째 100선을 밑돌고 있어 기업들의 경기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임을 보여준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CBSI는 93.4로 8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생산(+0.4p)과 신규수주(+0.2p) 등을 중심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CBSI는 90.5로 전월대비 1.1포인트 올랐다. 채산성이 1.4포인트 개선되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제조업 중에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 개선됐으나, 화학물질·제품, 고무·플라스틱 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개선은 반도체 업황 호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에서는 도소매업,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명절 수요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10월 CBSI 전망치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전산업(88.5), 제조업(89.4), 비제조업(87.9) 모두 이달 전망치보다 각각 3.3포인트, 2.7포인트, 3.6포인트 하락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10월 전망치 하락과 관련해 "미국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있고, 추석 연휴로 영업 일수가 감소하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과 계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9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1.3으로 전월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심리는 개선됐지만 소비자 심리 악화가 전체 경제심리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2.3으로 0.6포인트 상승해 기본적인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3천524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중 3천298개 기업이 응답했으며, 제조업 1천843개 업체와 비제조업 1천455개 업체가 참여했다.
9월 기업 체감경기의 연속 개선은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회복과 정부의 민생 지원책이 실물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10월 전망치 하락은 대외 불확실성과 계절적 요인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향후 경기 회복세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