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뉴욕에서 한국경제설명회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서 외국인 투자 장벽 해소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그동안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데 장애 요소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다 바뀔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대한민국 시장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몇 가지 원인 탓에 저평가되고 있다"며 "새 정부는 이를 해결하려는 몇 가지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남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용범 정책실장, 린 마틴 뉴욕 증권거래소 회장 등이 함께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시장 저평가 요인으로 남북 군사적 대치 상황을 지목했다. 그는 "남북의 군사적 대치로 인한 불안정성 탓에 한국이 저평가되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실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핵 해결 논의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핵무기를 이미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핵폭탄을 싣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대로 방치하면 매년 15∼20개 정도 핵폭탄이 늘 것"이라며 "우려되는 점은 북한이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탄두 생산이나 ICBM 개발 및 수출을 중단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안보적 이익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이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감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비핵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국방력을 근거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주한미군을 빼더라도 자체 군사력만으로 세계 5위 수준"이라며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도 한국의 국방비가 1.5배 수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요청도 있었지만, 그와 관계없이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며 "한 나라 국방은 그 나라가 자체적으로 다 책임져야 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은 지금 전쟁 직후에도 하지 않은 3중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며 "남한이 북쪽으로 못 올라오도록 방어시설을 구축하는 것으로, 군사력에서 워낙 밀리니 불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압도적 국방력·경제력·종합방위력을 갖춘 데다 정부도 안보 문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만큼 군사적 문제는 지금 한반도의 위협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걱정이 생긴다"며 "다른 이유로 북한을 자꾸 자극하고 도발하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사력으로 압도하더라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시장 개혁 조치로 '3차 상법개정'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두 차례 상법 개정으로 기업이 특정 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경영을 하면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받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개정에 대해서는 "예컨대 세금 제도를 개혁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하거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이기적 행위를 남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밖에도 기업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제도는 예외 없이 다 도입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산업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확장재정 정책으로 투자 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너무 높은데 국민이 금융자산 시장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도록 금융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이나 불공정 거래에 대해선 아주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주가를 조작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면 패가망신을 시키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공정 거래는 꿈도 꿀 수 없는 시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국 증권시장의 MSCI 지수 편입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아직 대한민국 시장이 모건스탠리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며 "우리의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중 핵심이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라고 들었다. 그 문제도 빠르게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MSCI 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세계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 시 참고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 대통령은 발언 말미에 "모건스탠리 관계자가 오셨나. 특별히 뵙고 싶었는데 잘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보였다.

이날 행사는 한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추진하는 대대적인 시장 개혁 의지를 국제 금융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