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첫 재판 출석 [자료사진=연합뉴스]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건넨 이우환 화백 그림을 둘러싼 김건희 여사의 뇌물 혐의 특검 조사가 약 4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김 여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그림을 관저로 가져다놓은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해 오후 2시 30분께 퇴실했다. 점심 식사와 휴식 시간을 제외한 실제 조사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김 여사가 지난달 29일 구속기소된 이후 27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대한 첫 본격적인 수사였다.

김건희 여사는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지난해 총선 공천을 주는 대가로 구매가 기준 1억 4천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그림을 대가로 김 전 검사의 공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맞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여사가 평소 박서보, 윤형근 화백의 그림을 좋아하는 것이 맞는지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특검팀이 "그림을 직접 받았다거나 관저로 가져다놓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관저로 갖다놓은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고 전해졌다.

김상민 전 검사는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그림을 전달하면서 지난해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된 상태다.

특검팀은 김상민 전 검사가 추상화 대가 박서보 화백 등의 그림을 좋아한다는 김건희 여사의 취향을 파악하고, 비슷한 스타일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구매해 선물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여사는 총선 당시 창원 의창구를 지역구로 둔 김영선 전 의원 측에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취지로 압박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으나, 4개월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한 경우 성립한다. 김건희 여사는 공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뇌물 혐의를 적용하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 등 공직자와의 공모 여부가 핵심 관건이 된다.

이날 김 여사의 진술을 토대로 조만간 윤석열 전 대통령도 조사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같은 날 오전 10시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의혹은 김건희 여사가 2023년 7월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을 무마하려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성남의 한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김 전 비서관의 딸은 두 차례에 걸쳐 학교 화장실에서 같은 학교 2학년 여학생을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여러 차례 때린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 신고로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그해 10월 김 전 비서관 딸에 대해 출석정지 10일, 학급교체 등의 처분을 통보했으나 강제 전학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김 여사는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2023년 7월 20일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8분여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학교폭력 무마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특검팀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