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청약자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로 몰리며, 20여 년 만에 청약 시장에서 서울 쏠림 현상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 상황에서 서울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맞물리며 청약 경쟁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전국 1순위 청약 접수 건수는 45만 3,54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 청약 접수는 19만 4,975건으로, 전체의 42.9%를 차지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청약 접수 비중은 2004년 47.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 청약 비중은 2022년 6.3%에서 2023년 24.9%, 지난해 40.0%를 거쳐 올해 42.9%로 3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 또한 극도로 치열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32.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청약 광풍이 불었던 2021년의 163.8대 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개별 단지별로는 더욱 극심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 7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위치한 '오티에르 포레'는 68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달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 르엘'은 631.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두 단지 모두 600대 1을 넘는 극한 경쟁을 벌인 것이다.
잠실 르엘에서는 청약 가점 만점인 84점을 받은 청약자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 부양가족 6명 이상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로, 청약 경쟁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서울이 4년 만에 다시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이는 주된 원인은 절대적인 공급 부족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은 1,467가구에 불과해, 전국 공급량 6만 710가구의 2.4% 수준에 그쳤다.
공급은 극도로 제한적인 반면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청약 접수 비율과 경쟁률이 동반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서울에서 분양을 앞둔 주요 단지로는 중랑구 망우동의 '상봉 센트럴 아이파크', 동작구 사당동의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트리니원', 서초동의 '아크로 드 서초' 등이 있다. 이들 단지 역시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얼투데이 구자민 연구원은 "서울은 입지와 수요가 뚜렷한 지역인 만큼, 공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청약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울은 여전히 청약을 통해 실거주뿐 아니라 자산 가치 상승까지 기대하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청약 열기가 지속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될 경우,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의 과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