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여섯달만에 하락 [자료사진=연합뉴스]

미국 관세 협상과 건설경기 부진 등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6개월 만에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을 기록해 8월(111.4)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12.5포인트 급락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해왔으나, 9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 대비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100 미만이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8월과 비교했을 때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향후경기전망(97)이 3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이어 현재경기판단(91)이 2포인트, 생활형편전망(100)과 소비지출전망(110)이 각각 1포인트씩 떨어졌다.

반면 현재생활형편(96)과 가계수입전망(102)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건설경기 부진과 아직 합의되지 않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으로 불확실성과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체 소비심리 지수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주택가격전망지수(112)는 1포인트 상승해 2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는 1년 후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6월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와 함께 7월 11포인트 급락했다가, 8월 2포인트 반등한 데 이어 9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팀장은 "8월이나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의 상승 폭이 크지 않은 데다가, 6월의 120을 여전히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며 "정부 규제의 효과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8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예상한 금리수준전망지수(93)도 2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진행 상황과 건설업계 부진이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