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구속기소 27일 만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우환 화백 그림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구속기소 이후 처음으로 재소환한다.
이번 조사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공천 청탁 사건과 직접 연결된 핵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특검 수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기소 27일 만의 재소환 조사 특검팀 관계자는 22일 김건희 여사 측에 오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이 출석 통보에 응하면, 지난달 29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뒤 처음으로 특검 소환 조사가 이뤄지게 된다.
김 여사가 마지막으로 특검에 출석한 것은 지난달 28일 조사 때였다.
이후 구속기소된 지 27일 만에 다시 특검 조사대에 서게 되는 셈이다. 이는 특검팀이 새로운 의혹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1억 4천만원 그림과 공천 청탁의 연결고리 이번 조사의 핵심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와 관련된 '공천 청탁 의혹'이다.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 4천만원에 구매해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전달하면서, 작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사건에서 김 여사를 그림의 실질적 수수자로 특정했다. 본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공직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수자가 되어야 하지만, 그가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일단 배우자인 김 여사를 수수자로 규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된 주장과 법원의 판단 김상민 전 검사 측은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전달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김 여사 측도 그림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지난 18일 김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법원이 특검팀의 수사 방향과 확보된 증거들에 대해 어느 정도 신빙성을 인정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의 신병을 확보한 후 지난 19일 그를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며, 이어 수수자로 특정된 김 여사까지 25일 조사해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국정원 법률특보 임명과의 연관성 주목할 점은 김상민 전 검사의 후속 행보다.
그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컷오프)했으나, 넉 달 만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때도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어, 단순한 그림 수수를 넘어선 광범위한 영향력 행사 의혹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 진행되는 다른 의혹들 같은 날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관련된 지방선거 공천 개입 의혹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22일 오전 10시부터 박노욱 전 봉화군수와 브로커로 지목된 김모씨를 조사 중이다.
김씨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현국 봉화군수, 박창욱 경북도의원 등 경북 지역 국민의힘 공천 청탁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씨는 지난 15일 구속된 상태다.
다만 박 전 군수는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다. 그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봉화군수를 맡았던 인물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동시 수사 이외에도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기훈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과 구세현 웰바이오텍 전 대표도 오전 10시부터 소환조사 중이다. 이는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닌 복합적이고 체계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사 전망과 의미 김건희 여사의 25일 재소환은 특검 수사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속기소 이후 첫 소환인 만큼 특검팀이 새롭게 확보한 증거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추가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우환 그림 사건은 단순한 금품 수수를 넘어 공천과 인사에 대한 영향력 행사라는 더 큰 그림의 일부일 수 있다는 점에서 특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출석 통보에 응할지, 그리고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따라 수사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민중기 특검팀의 이번 조치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개별적 사안이 아닌 연결된 하나의 큰 구조 속에서 파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수사 결과가 한국 정치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