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신이 추진한 핵심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미 의회를 최종 통과한 데 대해 “경이적인 승리(phenomenal victory)”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축하행사 개막식 연설에서 “불과 몇 시간 전 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이 경이적인 승리보다 더 좋은 생일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법안에 대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감면, 최대 규모의 연방 정부 지출 삭감, 그리고 최대 규모의 국경 보안 투자가 포함됐다”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미국의 경제·안보·자주권 회복에 결정적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재임 이후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법안 통과의 의미를 더욱 부각했다. 그는 “불법 이민 차단, 군 현대화, 이란 핵 시설에 대한 타격 등 모두가 국가를 쇠퇴로부터 구하는 선언이었다”며, 이를 ‘과도한 세금으로부터의 독립’, ‘급진 좌파로부터의 독립’, ‘관료주의로부터의 독립’이라고 표현했다.

법안 통과에 민주당이 단 한 표도 찬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는 정치적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우리가 준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트럼프를 싫어해서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나도 그들을 싫어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어 “이 점을 내년 중간선거에서 반드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민주당이 이번 법안을 부자 감세와 서민 복지 축소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선 데 대한 정면 반박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이 고소득층에 유리한 감세를 시행하면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이드 등 주요 복지 예산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대해왔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사안을 핵심 쟁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향후 1년 동안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축하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종합격투기(UFC) 경기를 열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축하 분위기를 정치적 동력으로 연결짓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행사 개최지를 아이오와로 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 본토의 중심이며, 내가 출마한 세 번의 대선에서 모두 승리한 곳”이라며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 지역의 주요 산업인 농업을 고려한 듯, 불법 이민자 단속에 있어서도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장과 호텔 등에서 소유주가 보증한다면, 불법 이민자 단속을 하지 않겠다”며 “농민들이 이들을 보증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장에서 모든 노동자를 빼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실용주의적 접근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안 통과를 자신의 정책 성과의 정점으로 삼고, 정치적 적들을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한편, 독립 250주년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통해 대선 캠페인의 초석을 다지려는 포석도 함께 드러냈다.

법안의 구체적인 실행 방향과 중간선거를 둘러싼 정치 공방은 앞으로 미국 내 정치 지형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