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을 맞는 3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100일을 전후로 첫 기자회견을 열어온 관례를 70일 가량 앞당긴 것으로, 대국민 소통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기존의 형식적이고 경직된 분위기를 탈피하고 기자들과 보다 가까이 소통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타운홀 미팅은 화자가 청중과 둘러앉아 대화하는 방식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질의응답과 토론이 오가는 소통 방식이다. 이는 기존 대통령 기자회견의 딱딱하고 일방적인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로, 국민과의 직접적이고 솔직한 소통을 추구하는 이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기자회견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일문일답이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질문과 답변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되던 것과는 차별화된 접근으로, 보다 생생하고 진솔한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회견에 앞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회견 취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절박한 각오로 쉼 없이 달려온 지난 30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4년 11개월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자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며 "당면한 현안부터 국정의 방향과 비전까지 주권자 국민의 질문에 겸허히 답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취임 초기부터 보여온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국정 운영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투명성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기자회견은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질의응답을 위해 3개 주요 분야로 구성된다.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3개 주제로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별도로 기타 분야 순서를 마련해 폭넓게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현재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대출 규제를 포함한 부동산 정책 전반과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취임 후 한 달간 이 대통령이 추진해온 경제 정책의 성과와 향후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상황이 핵심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의 통상 현안이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협상 전략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또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한반도 외교 구상도 중요한 질문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검찰 개혁과 저출생·고령화 대응책이 주요 논제로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검찰 개혁은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취임 후 어떤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자회견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단순히 시기를 앞당긴 것 이상이다. 역대 정부에서 취임 100일 전후로 첫 기자회견을 열어온 관례를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98일,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들도 비슷한 시기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비해 이 대통령의 30일 기자회견은 2달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기존 정치 관례에 대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가급적 많은 기자의 질문을 공평하게 받기 위해 내부 검토를 거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특정 언론사나 기자에게 편중되지 않는 공정한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들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전통적인 방송 매체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이는 젊은 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대통령과 국민 간의 소통 채널을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자회견을 시청할 수 있게 되어, 국민들의 정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언론과의 활발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취임 일주일째인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여왔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최근 조속히 언론과 대면하라고 직접 주문하면서 30일 회견 준비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단순히 취임 초기 국정 현안을 점검하는 차원을 넘어, 앞으로 4년 11개월간의 국정 운영 비전을 국민들에게 직접 제시하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타운홀 미팅 형식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사전 조율 없는 질의응답 방식은 한국 정치사에서 새로운 소통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