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한 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하며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무려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상승세로 전환된 이후 2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들어 상승 폭이 더 커지고 있다. 5월 첫째 주 0.08%에서 시작된 상승률은 매주 확대돼, 이번 주에는 전주(0.26%)보다 0.10%포인트 더 높아진 0.36%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한때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기대감으로 들썩였던 강남권 집값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다시 확대 지정된 이후에도 되레 주변 지역으로까지 상승세가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장에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한 기대감과 7월 시행 예정인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본격적인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치구별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의 상승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성동구는 무려 0.76% 상승해 2013년 4월 다섯째 주 이후 약 12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마포구는 0.66% 올라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으며, 용산구도 0.71% 상승해 2018년 2월 셋째 주(0.61%)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강남권도 오름세가 가팔랐다. 강남구는 0.75%, 서초구는 0.65% 상승하며 13주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전주(0.71%)에 이어 이번 주에도 0.70%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강동구 역시 0.69% 상승해 2018년 9월 이후 최대폭 상승을 보였다.
이로써 강남 3구와 강동구를 포함한 동남권의 매매가격지수는 2018년 1월 넷째 주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대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도자들이 가격을 높여 부르고, 이에 맞춰 매수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며 "실제 거래도 상승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동구의 경우 금호동, 하왕십리동 등에서, 마포구는 아현동과 염리동, 강남구는 압구정과 대치동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외 수도권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확산 중이다. 경기도에서는 성남과 과천의 상승폭이 눈에 띈다. 성남시는 0.44% 상승했고,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분당구는 0.60% 오르며 전주(0.3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과천도 전주 대비 0.13%포인트 높은 0.48%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전체는 0.03%, 인천은 0.01% 상승했고, 수도권 전체는 서울의 상승세에 힘입어 0.13%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반면, 지방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방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3% 하락하며 전주와 같은 낙폭을 기록했다. 5대 광역시는 0.04% 하락, 8개 도 지역은 0.02% 내렸으며, 세종시는 0.10% 올랐지만 상승폭은 전주(0.18%)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05% 상승해 전주(0.03%)보다 오름폭이 다소 확대됐다.
전세 시장은 매매시장만큼의 변동성은 없지만 지역별로 차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번 주 0.07% 올라 전주(0.08%)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었다. 강동구(0.30%), 동작구(0.15%), 영등포구(0.14%), 광진구(0.13%) 등은 전세가가 올랐으나, 서초구는 0.07% 하락했고 성동구는 0.02% 떨어지며 16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0.42%), 안양 동안구(0.24%), 성남 분당구(0.22%) 등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광명시(-0.18%)와 수원 팔달구(-0.10%) 등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방은 0.01% 하락하며 전세 시장에서도 약세를 이어갔다. 5대 광역시는 보합(0.00%)을 유지했으며, 8개 도 지역은 0.02% 하락했다.
이번 서울 아파트값 급등은 강남발 불씨가 마용성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퍼지는 '확산세'로 해석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과 대출 규제 시행 전 매수 심리가 맞물린 결과로, 향후 정책 방향과 시장 심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힐링경제=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