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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국내 취업자 수가 24만5천명 증가하며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의 일자리 부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고용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1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4만5천명이 증가한 수치로, 취업자가 2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은 지난해 4월 26만1천명 증가한 이후 처음이다. 증가 폭 역시 그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국내 취업자 수는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자리 사업 일시 종료 등의 영향으로 5만2천명 감소했던 취업자 수는 올해 1월 13만5천명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이후 2월, 3월, 4월 모두 10만명대 증가세를 지속하다가 5월 들어 20만명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회복세가 가속화됐다.
하지만 주력 산업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부진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6만7천명 줄어들면서 작년 7월 이후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제조업 고용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설업 역시 취업자가 10만6천명 감소했다. 건설경기 불황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작년 5월 이래 계속해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두 업종 모두 전월 대비로는 취업자 감소 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여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숙박음식업 취업자도 6만7천명 감소하며 부진을 보였다. 이는 2021년 11월 8만6천명 감소한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둔화까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일부 서비스업종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났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1만8천명 늘어 1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이는 소비 회복 기대감과 함께 유통업계의 고용 확대가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3만3천명,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11만7천명의 취업자가 각각 증가했다. 이들 업종은 고령화 사회 진입과 디지털 전환 등 구조적 변화에 따른 인력 수요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고용 상황을 나타내는 15∼64세 고용률은 70.5%로 작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반적인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46.2%로 작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구직 기간 장기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업자는 85만3천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3만2천명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2.8%를 기록했다. 이는 취업자 증가와 함께 전반적인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5월 고용동향은 국내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통적인 고용 흡수 업종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건복지업과 전문서비스업 등 신성장 업종에서 고용이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인 경기 변동을 넘어서는 구조적 전환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 하락은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국내 고용시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와 내수 경기 개선 여부, 그리고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업종들의 회복 정도에 따라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