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주간 기준 상승폭도 확대됐다.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등 이른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와 신축·대단지에 대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5일 발표한 ‘6월 첫째 주(6월 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9% 상승했다. 이는 전주(0.16%)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지난 2월 초 이후 18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신축 및 대단지 위주의 인기 지역에 매수 문의가 꾸준하며, 실제 상승 거래도 이어지고 있어 서울 전체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송파구는 0.50%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이는 지난 3월 셋째 주(0.79% 상승) 이후 최대 상승률로, 신천동과 잠실동의 재건축 기대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잠실주공 5단지, 미성·크로바 등 정비사업에 진전이 있는 단지들에 매수세가 집중되며 가격이 뛰었다.
서초구(0.42%)와 강남구(0.40%)도 강세를 이어갔다. 이 지역들 역시 재건축 호재와 교통망 확충 기대감, 입지 프리미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강동구도 0.32% 올라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양천구(0.32%)와 마포구(0.30%)도 강북권에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경기도는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과천시는 0.35%, 성남 분당구는 0.19% 상승하며 수도권 주요 지역의 강세를 보여줬지만, 반면 평택시는 -0.23%, 이천시는 -0.13%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평택은 비전·동삭동의 구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내렸고, 이천은 미분양 여파가 컸던 대월면·부발읍 일대에서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수도권 전체는 여전히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일부 외곽이나 공급 과잉 지역은 수요 부족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지방 시장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 지방 아파트값은 이번 주도 -0.04% 하락하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5대 광역시 역시 -0.05%, 8개 도는 -0.03%를 기록했다. 공급 부담, 지역 경기 둔화, 인구 유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세종시는 0.07% 상승하며 5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대선 전후로 재차 부각된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일부 영향을 미쳤으나, 상승폭은 지난 4월 말의 0.49%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아파트 전세시장도 서울을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6% 올랐다. 수도권도 0.02%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방은 -0.01% 하락해 전체적으로는 보합을 나타냈다.
서울 자치구 중 전세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송파구(0.19%)였다. 강동구(0.14%)와 양천구(0.10%)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서초구는 잠원동 일대 대규모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을 받아 -0.02%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전세 수급은 계절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학군 수요’, ‘재건축 이주 수요’ 등이 겹치며 안정세보다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리 인하 기대감, 강남권 재건축 규제 완화, 공급 부족 우려 등이 주요 선호지역으로 매수세를 밀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외곽이나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부담과 경기 불안 속에서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강남·송파 등 재건축 기대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지방 시장 회복은 언제쯤 시작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