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자료사진=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주전 외야수 이정후(26)가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202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투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 번 한국 야구의 저력을 세계에 알렸다.
MLB닷컴은 5일(한국시간) 올스타 투표 사이트를 개방하고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포지션별 후보를 공식 발표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 2년차를 맞아 처음으로 올스타 투표 후보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정후가 속한 내셔널리그 외야수 부문에는 총 45명의 선수가 후보로 등록되어 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 중 하나로, 이정후가 이 명단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정후는 이번 올스타 투표에서 쟁쟁한 스타 선수들과 득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특히 2023년 40홈런-70도루라는 역사적 대기록을 세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최근 3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카일 터커(시카고 컵스)가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또한 올 시즌 61경기에서 벌써 1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제임스 우드(워싱턴 내셔널스) 등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정후는 현재까지 60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0.269, 6홈런, 31타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739를 마크하고 있다. 비록 홈런 수치는 경쟁 상대들에 비해 다소 아쉽지만, 안정적인 타격과 출루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주축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정후는 2024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서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조기 마감해야 했던 아픈 기억을 딛고 올해 완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는 올해 건강한 모습으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MLB 올스타전 선발 출전 선수 선정은 전적으로 팬들의 손에 달려 있다. 1차 온라인 팬 투표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되며,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야구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게 투표할 수 있다. 1차 투표에서 상위 득표를 기록한 선수들은 7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 2차 결선 온라인 팬 투표에 진출하게 된다.
외야수 부문의 경우 1차 투표에서 상위 6명이 2차 투표 진출권을 획득한다. 2차 투표는 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최종 결과는 7월 3일 오전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정후가 1차 투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한국 야구 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선수들의 MLB 올스터전 출전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까지 총 4명의 선수가 이 무대를 밟았다. 2001년 박찬호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스타전에 출전한 이래, 2002년 김병현, 2018년 추신수가 뒤를 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9년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이 올스타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영광을 누렸다.
특히 류현진의 2019년 올스타전 선발 등판은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었다. 당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은 전반기 17경기에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MLB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 등판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이정후가 만약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된다면, 5번째 한국 선수이자 류현진 이후 6년 만에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 한국 선수가 된다. 또한 타자로서는 추신수 이후 7년 만의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의미도 갖게 된다.
올해 MLB 올스타전은 다음 달 16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개최된다. 내셔널리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아메리칸리그는 뉴욕 양키스의 에런 분 감독이 각각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 예정이다.
이정후의 올스타 투표 후보 선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앞으로 약 3주간 진행될 1차 투표에서 이정후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 야구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 이정후의 올스타전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후가 올스타전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힐링경제=차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