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맏형 진의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방탄소년단(BTS) 멤버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마침내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지난해 진과 제이홉의 전역을 시작으로, 다음 달이면 RM, 뷔, 정국, 지민, 슈가까지 전원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완전체가 되는 것이다. 전 세계 수많은 팬덤 ‘아미(ARMY)’가 기다려온 순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로써 2022년 6월 발표된 앤솔로지 앨범 Proof 이후 약 2년 만에 방탄소년단이 팀으로서의 새로운 발걸음을 준비하게 됐다. 그동안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솔로 음반과 활동으로 공백기를 채워왔다. 그중에서도 지민의 'Who'는 군 복무 중 발매되었음에도 빌보드 ‘핫 100’ 차트에 33주 동안 머물며 K팝 솔로 최장기 기록을 세웠고, RM의 'LOST!'는 국제 음악 시상식들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이브와 빅히트뮤직은 방탄소년단의 컴백과 관련해 “모든 멤버가 복귀한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실제 컴백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 전역했다고 해서 곧바로 무대에 오르기보다는, 그간 준비된 콘텐츠를 정비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팬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이재상 CEO 역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BTS는 글로벌 톱 아티스트로서 그에 걸맞은 새로운 비전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숙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컴백 시점은 빠르면 올해 연말, 늦으면 2025년 상반기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 요소는 맏형 진의 솔로 팬콘서트 일정이다. 그는 다음 달 고양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지에서 8월까지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다른 멤버들의 복귀 이후에도 당장은 완전체로서의 공연보다는 개인 활동이나 이벤트를 중심으로 팬들과의 교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항상 팬들과의 연결을 중요시해온 그룹인 만큼, 공식 컴백 이전에도 팬들에게 특별한 순간들을 선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지난해 진이 전역했을 때 BTS 멤버 전원이 함께 모여 축하 사진을 공개했던 것처럼, 또 한 번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또는 멤버의 솔로 콘서트에 깜짝 등장하는 식의 팬서비스도 기대해 볼 수 있다.

BTS의 ‘제2막’은 단순한 귀환을 넘어 K팝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K팝은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며 급성장했지만, 팬데믹 이후 전반적인 정체기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K팝 음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7% 감소했고, 음원 이용량도 7.6%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BTS의 복귀는 그 자체로 K팝 산업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의 최광호 사무총장은 “BTS는 실적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룹일 뿐만 아니라 솔로 활동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의 복귀는 국내외 음악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도 팬들이 기대하는 것은 이들이 전할 ‘새로운 메시지’다. 과거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로 전 세계에 자기애와 치유의 메시지를 던졌던 이들이, 이제 30대의 성숙한 시선으로 세상과 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외대 이지영 교수는 “각자의 음악적 성장을 거친 이들이 다시 모인다면, 단지 인기 그룹이 아닌 예술가 집단으로서의 BTS가 완성도 높은 음악과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며 “군 복무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메시지가 팬들의 마음을 깊이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음악 산업은 지금 이 순간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아미는 다시금 하나가 된 방탄소년단이 어떤 감동과 울림으로 돌아올지를 마음 졸이며 기대하고 있다.
이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힐링경제=차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