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1차 추경안 국회 본회의 통과

정부가 경기침체와 대외 무역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에서 확정된 13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과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이번 추경의 70%를 석 달 내에 풀어 경제 회복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2025년 추경예산 집행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주 국회에서 최종 확정된 13조8천억원 규모의 추경예산 중 예비비와 국고채 이자 상환 등을 제외한 12조원을 '집행 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향후 3개월 내에 전체 예산의 70%를 집중적으로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기업 부담 완화,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추경 예산의 신속한 집행으로 경기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분야별 집행 목표와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번 추경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소상공인 부담 경감 크레딧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지급이 시작된다.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기·가스·수도 등 공과금과 보험료 등을 5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이 사업은 총 1조5천66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연말까지 300만명 이상의 소상공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로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 증가에 시달리는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책을 제공함으로써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다.

미국의 무분별한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수출바우처 사업도 다음 달부터 집행이 시작된다. 총 898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수출 과정에서 필요한 컨설팅과 물류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원 기업 선정 절차를 거쳐 6월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또한 산업은행을 통한 관세 대응 저리 지원 특별 프로그램(1천억원)도 이달 중 상품을 출시하여 연내 최대 4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출기업의 자금 부담을 경감하고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산업 육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선제적으로 구입해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지원하는 'AI 컴퓨팅 자원활용 기반강화' 사업에는 총 1조6천194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이달 중 사업자 공모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용인·평택 반도체 특화단지의 송전선로를 지중화하는 클러스터 전력공급 지원 사업(626억원)은 사업계획 검토·승인을 신속히 진행해 7월부터 집행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첨단 산업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산불 등 재난피해자를 위한 지원금과 공공시설 피해 복구지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총예산 6천600억원 중 4천500억원이 이달 내 집행될 예정이다. 신속한 재난 피해 복구를 통해 피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 4천억원은 이달 중 지방자치단체 수요조사를 거쳐 다음 달 교부하기로 했다. 또한 건설 시행자의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한 1천500억원 규모의 임대주택 리츠 출자 사업도 이달 중 시작된다.

정부는 앞으로 3개월을 '추경 집행 집중 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재정집행 점검 회의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7월 말까지의 분야별 추경 집행률 목표는 재해·재난 대응(1조7천억원) 54%, 통상·AI 경쟁력 제고(4조3천억원) 88%, 민생 지원(5조1천억원) 65%로 설정했다.

이번 추경 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통해 경기 침체 극복과 대외 경쟁력 강화, 민생 안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상공인과 수출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이번 추경이 실물경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