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서울을 중심으로 한 국내 주택 시장의 소비 심리가 지난달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서울의 부동산 소비심리는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최근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조치가 영향을 미치면서, 이달 들어서는 소비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꺾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3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6.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24.7)보다 11.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8월(140.5)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의 주택 소비심리는 2개월 연속 상승 국면을 유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해당 지역의 중개업자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관적 심리를 수치화한 것으로,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5 미만은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136.1은 이 기준상 확고한 상승세를 의미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매수 심리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경기도의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2월 109.5에서 3월 116.4로 상승, 보합에서 상승 국면으로 전환됐다.

이는 2월에 서울만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로, 매수 심리가 점차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종(121.7)과 울산(121.4)도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다.

세종은 한 달 새 무려 16.6포인트, 울산은 8.2포인트나 상승하며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인천은 소폭 하락해 2월 111.2에서 3월 110.3으로 줄어들었다.

지방 전체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지방 지수는 105.0으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강원(96.1), 광주(98.4), 충남(101.0) 등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세종과 울산의 강세가 지방 평균을 끌어올렸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강 국면'으로 분류된 지역은 **제주도(90.0)**였다.

이러한 흐름을 종합한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4.3으로, 전월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보합’의 끝자락에 머물며 '상승 국면'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수준이다.

한편, 전국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2.5, 주택과 토지를 합산한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6.0으로 각각 1.3포인트, 3.0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소비심리 회복의 배경으로는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지정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주택 거래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면서 시장의 냉각을 초래했었다.

해제 조치 이후 매수 심리가 회복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정부가 다시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다시 얼어붙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4월 발표될 소비심리지수는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소비심리가 단기간 내 급변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규제 정책의 방향성과 지역별 수급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신중히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잠시 살아났던 매수 심리가 토지거래 규제로 다시 주춤할지, 아니면 지방의 반등세가 전국적인 상승세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과 금리 기조 등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힐링경제=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