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4월 초순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증가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대미 수출은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따른 심리적 영향으로 소폭 감소하며 일부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4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늘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21억 9천만 달러로 0.3% 증가했다. 이번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작년 동기 7.5일보다 하루 더 많았다.
월간 수출은 지난 2월과 3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일시 감소하면서 15개월간 지속됐던 증가세가 멈췄지만, 이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2.0% 증가하며 호조를 이끌었다.
승용차(11.9%)와 자동차 부품(10.5%)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며 우리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18.3%로,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상승해 다시금 주력 품목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반면, 석유제품 수출은 3.9%, 컴퓨터 주변기기는 14.1% 각각 감소하면서 다소 부진했다.
일부 품목에서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국제유가 변동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는 중국(8.8%), 유럽연합(EU, 30.6%), 베트남(14.3%), 일본(0.7%)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특히 EU 지역은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 시장 다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0.6% 감소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미국 수출 감소 원인으로 지난해 높은 수출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최근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따른 심리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관세청 김기동 정보데이터정책관은 "관세 부과 결정 이후 일부 수출 물량이 일시적으로 보류되는 등 심리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본격적인 영향은 실제 관세가 부과된 이후 보름에서 한 달 사이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고 기본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2일, 세계 각국에 10% 기본관세를 적용하고, 한국 등 57개국에는 추가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에서 다소 완화된 조치였다.
다만 관세 부담이 현실화되면 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4월 1∼10일 수입액은 19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원유(10.2%), 반도체(15.5%), 기계류(10.3%) 등 주요 원자재와 생산재 수입이 늘어난 반면, 가스(-19.1%)와 석유제품(-7.3%) 등은 감소했다.
수입 국가별로는 중국(4.7%), 미국(2.3%), 일본(15.1%), 호주(19.9%) 등에서의 수입이 증가한 반면, 유럽연합(EU)에서는 18.7%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입 증가폭이 수출을 웃돌면서 이 기간 무역수지는 1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수출이 선전했지만, 원자재 수입 증가와 대미 수출 부진이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대외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주요 시장과 품목별로 맞춤형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수출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화 노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당분간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이에 따른 수출입 동향이 국내 무역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힐링경제= 윤현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