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기기로 알려진 11일, 서울 도심은 찬반 집회가 곳곳에서 열리며 뜨거운 정치적 열기로 가득 찼다.

윤 전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고되면서 경찰과 시민들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이 거주하던 한남동 관저 인근에는 지지자들과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자유대한국민연대는 약 500명 규모의 집회를 열었고, 반면 그동안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해온 촛불행동은 무려 2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신고했다.

두 단체 모두 관저 주변에서 서로 맞서는 분위기 속에 집회를 이어갔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등도 이날 오후 3시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약 1만 명의 인원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비슷한 시간 국민주권당 역시 같은 장소에서 3천 명 규모의 집회를 열어 윤 전 대통령의 조속한 퇴거를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이 거처를 옮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 인근에서도 집회가 잇따랐다.

오전 11시에는 진보 성향 유튜버 '정치한잔'이 약 50명 규모의 집회를 진행했고, 오후 3시께에는 보수 유튜버 '벨라도'가 5천 명이 모이는 집회를 신고해 사저 주변은 하루 종일 집회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일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서 서초동 사저까지 이르는 거리 약 6km 구간을 따라 '인간띠'를 만들겠다고 사전에 예고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이 이동하는 시간대에 맞춰 거리 곳곳에 모여 대통령을 응원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윤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 시점인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집회 장소는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옮겨갔다. 국민의힘비대위갤러리는 이날 오후 6시 안국역 인근 노인복지센터 앞에서 '헌법재판소 국가 장례식 발인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약 200명의 인원을 신고했으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을 벌이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어 오후 7시 30분에는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경복궁 서십자각에서 '내란 종식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이 집회는 약 1만 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신고됐으며, 이들은 집회 이후 도심 곳곳을 행진하며 윤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구호를 이어갔다.

하루 종일 이어진 이들 집회로 인해 서울 도심은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었고, 경찰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

경찰은 주요 집회 장소마다 경력을 배치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했으며, 시민들에게는 이동 시 교통 통제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이전과 맞물려 벌어진 이날의 집회들은 단순한 주거지 이동을 넘어, 현 정치권과 사회의 갈등과 긴장이 여전히 첨예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향후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어떤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날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목소리들은 한국 정치의 깊은 분열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하루였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